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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칼럼

일찍 배운 술 솜씨는 알코올 중독의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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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채은 등록일 10-03-05 00:00 조회수 8,228 영역 일탈/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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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보영 센터장(인천알코올상담센터)


    사실 술 문화에 관대한 우리나라 상당수 사람들은 술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어렸을 때 어른들 따라 또는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술을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호기심에서건 나쁜 마음에서건 시작한 음주는 성인이 되어서 음주를 시작한 사람들보다 알코올 중독에 더 빨리, 더 심각하게 빠져들 수 있다는 연구조사가 발표되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 보스턴대학 공중보건 청소년알콜예방센터의 랄프 W. 힝손 박사(Dr. Ralph W Hingson)는 2001-2002년까지 43,093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결과(미국 국립알코올중독연구소 진행)를 토대로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발표(소아 및 청소년 의학기록회보 7월호에 소개) 했습니다.
    성인 이전에 술을 마시기 시작하는 경우 알코올 의존증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진행되는 속도도 빨라 인생전반에 걸쳐 생활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등 알코올과 관련된 고통을 심각하게, 오랫동안 겪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청소년기는 성인이 되기 위한 준비과정, 기분변화가 심하고 우울반응이 많은 시기, 사회적 민감도가 매우 높은 시기, 독립성을 찾고 주체성을 확립하는 시기, 외로움과 고달픔을 많이 느끼는 시기로서 이러한 것들이 알코올 남용이나 의존에 약한 이유가 될 수 있고 알코올을 사용하는 또래친구들과 같은 집단에 속하기 위해, 수줍음이나 자신감의 결핍을 숨기기 위해,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알코올 남용 및 의존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알코올남용 및 의존 결과는 집중력 감퇴-학습능력저하, 의사결정능력 손상, 정보처리능력 장애, 폭력 범죄행위 가담, 불안전한 자동차운전 입니다. 이와 같이 청소년 알코올문제는 인생의 많은 영역에서 폐해가 일어날 수 있고 삶의 질을 결정하기에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져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1997년부터 청소년 보호법에 의해 알코올 음료를 구매할 수 있는 연령제한을 18세로 규정하고 있지만 2004년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4.8%의 학생들이 술을 구입해본 적이 있으며, 73.1%는 술을 구입하기가 쉽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나 법규와 현실 간에는 상당한 괴리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실제로 청소년이 알코올 이용가능성과 접근성의 제한에 대한 강력한 법적 통제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청소년의 음주를 유도하는 잠재적인 요인으로 가정요인(부모의 알코올 중독 가족력, 훈육 등 부모의 자질 등)을 중요하게 꼽을 수 있는데 어른이 자주 보여주는 음주 습관과 그 행태들을 그대로 청소년들이 답습하고, 이것이 알코올 중독의 길로 인도하게 된다는 지적은 앞으로 우리의 음주습관이 본인 자신은 물론 후대에까지도 어떤 영향을 끼칠지 한번쯤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알코올. 약물로부터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자녀들의 일상생활에 밀접히 관여하는 관심이 필요하고 끊임없는 열린(솔직한) 대화시간이 마련돼야 하며 어릴 때부터 알코올및 약물 사용 금지에 대한 교육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부모는 십대들의 삶에서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게 하는 강력한 영향력이 있기에 무엇보다 자녀들의 알코올남용 및 의존 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적인 역할은 바로 ‘부모’들이며 평소 부모교실, 세미나 참여 등이 효과적인 자녀양육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