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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인성 교육 : 착한 아이들이 이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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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유경 등록일 14-12-26 00:00 조회수 8,466 영역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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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
  • 장유경
  • 약력 :
  • 한솔교육문화원장. 성균대학교 연구교수
  • 착한 아이들이 이기는 방법

     

    ‘아이가 마냥 착해빠져서’ 손해를 볼 까봐 걱정인 엄마들이 많다. 그런데 엄마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내 아이가 마냥 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한국투명성기구가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정직하게 사는 것보다 불법을 통해서라도 부자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답한 청소년의 비율은 40%로 같은 답을 한 성인(31%)들보다 더 많았다. 다른 조사에서는 ‘부정한 입학이나 취업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응답한 청소년은 54%, ‘부패한 사람이 빨리 출세한다’고 답한 청소년(52%)도 절반이 넘었다. 즉, 과반수의 청소년들이 성공이나 출세를 위해 부정과 편법을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한국 아이들과 미국 아이들을 비교한 한 연구가 있다. 아이 4명이 각각 사각형의 네 모퉁이에 앉아 각자 사각형의 중앙에 위치한 볼펜에 연결된 줄을 잡고 있다. 아이가 줄을 잡아당겨서 볼펜이 자기 쪽으로 오게 되면 점수를 얻는 게임이다. 게임이 시작되자 아이들은 각자 자기 쪽으로 줄을 잡아당기기 시작했고 결국 아무도 점수를 얻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때부터 미국 아이들은 전략을 바꿔서 서로 순서를 정해 차례대로 볼펜을 움직이며 사이좋게 점수를 따기 시작했다. 한편 한국 아이들은 끝까지 서로 잡아당기다가 아무도 점수를 따지 못하고 게임이 끝났다. 내가 이길 수 없다면 다 같이 망하는 길을 선택했다.

    이상의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불법이라도 걸리지 않거나 자기에게 이익이 된다면 옳은 것이며 무조건 이기는 것이 최선이라는 우리 아이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문제는 대다수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 결국은 위의 게임에서처럼 다함께 손해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함께 이기는 윈윈 게임을 위해서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나만의 이익보다 타인과 사회를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아이가 손해볼까봐 걱정되는 부모들이라면 아이를 위해 다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첫째, 부모부터 좋은 모범이 된다.

     우리나라의 국가별 부패인식지수는 10점 만점에 5.4점으로 OECD평균점수인 7점대에 비해 낮은 점수이다. 다들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촌지, 위장전입, 아파트 투기, 탈세, 작게는 교통 법규를 어기는 일, 불법 다운로드까지 내가 할 때는 ‘그냥 남들도 다 하는 일’이지만 모두 불법이다. 부모부터 나 하나의 이익보다 사회를 생각하는 모범을 보여야 아이들이 따라 할 수 있다.

     

    둘째, 긍정적인 모델들을 접하게 한다.

     아이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봉사활동 등의 선행에 아이들과 함께 참여한다. 또한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친구들과의 접촉을 줄인다. 한 연구를 보면 부정부패에 관한 뉴스를 많이 접한 아이들일수록 더 부정을 하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학교에서 인기있는 친구가 왕따를 시킨다거나 부정행위를 할 때 자존감이 낮은 아이일수록 더 영향을 받고 따라한다.

     

    셋째, 직접 가르친다.

     본을 보이는 것과 동시에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말로 직접 가르치고 토론한다. 예를 들어, 부정행위는 부정행위를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부당하며 일종의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무엇보다 옳지 못한 방법으로 나 혼자 잘 사는 것보다 정직하게 함께 잘 사는 것이 왜 더 중요한지 같이 이야기해본다.

     

    넷째, 부모라도 실수했을 때는 인정한다.

     부부간의 관계에서 혹은 아이들에게 실수를 했을 때는 인정하고 용서를 구한다. 아이들 뿐 아니라 부모도 실수할 수 있으며 실수했을 때는 인정하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착한’ 내 아이가 손해 보지 않고 이기게 하려면 ‘다함께’ 잘 사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