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호기심 그리고 깨어진 미래

(본드중독의 위험성에 대하여)

본드흡입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린지 꽤 오래다. 80년대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써니의 한 장면이 사람들의 기억을 되살려 줄 뿐 현실 속에서는 사라져버린 것으로 여겨진 일이다. 사람들의 기억에서 본드흡입이 사라지면서 본드흡입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도 사라졌고 본드에 중독되어 자신의 인생을 죽여가고 있는 수많은 아이들에 대한 관심도 당연히 사라졌다.

본드흡입의 문제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밖에 있었지만 본드흡입은 여전히 지속되어 왔고 쇠퇴와 부흥(?)을 반복하며 지금 우리들 앞에 놓여 있는 엄연한 현실이다. 특히나 인천. 부천지역의 청소년들의 본드흡입상황은 놀랄만하다. 인천, 부천지역은 전국의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위반사건의 3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인천지방법원 소년보호사건 중 유해화학물질 관리법 위반사건의 비율이 2011년 기준 7.2% 나 된다. 이것은 결코 적은 비중이 아니다.

본드를 흡입하는 청소년들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된다.

본드는 뇌에 직접적인 손상을 일으킨다. 본드에 중독된 청소년들 대부분이 지능지수가 심각하게 떨어진다. 중독의 정도와 건강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아이큐가 65까지 떨어진 사례도 있다. 또한 언어장애 시각장애 운동장애등의 다양한 장애들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회복도 쉽지 않아 2-3년 이상을 본드흡입을 안했음에도 불구하고 언어장애와 시각장애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육체적 손상보다 더 심각한 것은 정신적이 손상이다. 본드흡입이 주는 강력한 쾌감을 경험한 아이들은 아주 강하고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것만 하려고 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 힘든 일등은 절대로 하려 하지 않는다. 본드에 중독되었던 아이가 공부를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공부는 자극적인 쾌감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본드에 중독된 아이들은 더 짜릿한 쾌감을 맛보기위해서 여러 극단적인 비행 속으로 점점 더 깊숙이 빠져 들어간다.

본드 흡입의 폐해

-근육활동을 조절하는 소뇌의 작용을 억제하여 걷고, 뛰며, 말하는 일상생활이 어려움

-기억력 이상, 부정적 지각 및 판단력으로 인해 공격적이고 자제력이 약해져 성폭력, 강도, 폭력등 청소년 범죄에 노출되기 쉬움

-중독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매우 짦음, 중독의 정도의 파악이 힘듦

본드는 비행을 지속 강화시킨다.

단순하게 비행을 저지르던 아이들이 비행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에 비해 본드에 중독된 아이들이 비행에서 벗어나는 것은 훨씬 더 힘들다. 비행은 결심하면 끊을 수도 있지만 본드중독은 결심한다고 끊어지지 않는다. 주변의 강력한 도움 없이는 절대로 끊을 수 없다. 그런데 본드를 흡입하는 아이들은 본드흡입에서 멈추지 않고 통상 다른 비행을 저지른다. 본드 환각상태에서 절도를 하고 폭행을 한다. 심지어는 환각상태에서 강간을 저지른 사례도 있다. 환각상태에서 판단력이 흐려지고 대담해져 강력범죄도 서슴지 않는다. 본드 중독은 비행을 지속시키고 강력한 비행으로 발전시킨다. 본드를 끊지 못하면 비행으로부터 떠날 수 없다. 그러나 문제는 본드를 끊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신병원 격리병동에 다섯 차례 강제 입원하고 치료감호소년원에도 다녀온 한 청소년의 아버지가 아들의 모습으로 인해 비관자살을 했다. 그런데 아버지의 장례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본드를 흡입했다. 사람들은 인간이 어찌 그럴 수 있느냐고 말한다. 그것이 본드 중독의 위력이다.

본드 중독은 가정과 소속된 공동체를 파괴한다.

본드에 중독된 자녀를 둔 가정이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본드중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별것 아니고 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이는 점점 폭력적으로 변하고 가정은 심각한 고통 속에 놓이게 된다. 본드 흡입한 아이를 가로막으며 때리던 아버지와 아들이 주먹다짐을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환각상태에서 돈을 내어놓으라며 가족들을 위협하고 집기들을 부수며 폭행을 가하는 사례들도 있다. 본드 흡입으로 자신의 자녀가 재판을 받게 될 때 부모님들은 선처를 구하며 내보내 달라고 재판부에 청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재판부에 소년원 송치를 요구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청소년들이 본드를 처음 접하게 되는 경우의 대부분은 친구의 권유와 호기심이다. 아주 드물게 선배들이나 친구들의 강요에 의해서인 경우도 종종 있다. 처음 시작은 호기심으로 시작하지만 한번이라도 제대로 된 환각을 경험하게 되면 아이들은 본드에 늪에서 결코 빠져나오지 못한다.

본드흡입은 아이들의 작은 호기심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그 작은 호기심이 아이들의 미래에 치명적이 해를 입히게 된다. 본드 흡입은 사라진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 우리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많은 부모들이 “내 아이는 아니겠지” 라고 생각한다. 위험한 생각이다. 아무런 문제없이 학교 잘 다니던 아이가 강요 반 호기심 반으로 본드를 흡입하게 되어 중독에 이르고 법원과 경찰서에 드나들게 되는 사례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자신의 자녀에 대한 세심한 관심과 더불어 본드흡입이라는 사회적 문제의 해결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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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자녀나 주변의 아이들이 약물(본드)로 고통받고 있는건 아닌지요? 다음 글에서는 제가 면담한 100여명 이상의 본드 중독청소년의 부모님들과의 이야기속에서 부모님들이 모르고 계서서 정말 안타까웠던 개입방법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