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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칼럼

청소년의 학습동기를 증진시키는 양육 방법(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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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근영 등록일 16-09-05 00:00 조회수 8,455 영역 학업/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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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
  • 한근영
  • 약력 :
  • 한국몰입연구소 소장
    임상심리전문가
  •   부모 자녀간의 타고나는 기질적인 측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녀의 학습 동기를 증가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 자녀간의 사이를 좋게 하는 것이다. 학습 동기는 소모성 자원이라서, 마치 휴대전화 배터리처럼 주기적으로 충전해주지 않으면 방전된다. 휴대폰 기종이나 사용시간에 따라서, 충전하는 주기가 달라지는 것처럼, 사람에 따라서 그 기간이 다르긴 하지만 주기적으로 충전해주지 않으면, 에너지가 소진된다. 주변에 있는 청소년들 중에서 아무것도 하려들지 않는 모습을 보이거나, 생산적이지 못한 게임이나 말초적인 자극들에 집착하는 경우도 동기가 소진된 전형적인 경우로 보면 거의 틀림없다.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주로 학습상황에서 칭찬이나 주기적인 강화를 해줘야하는 경우도 있고, 드물게는 별다른 칭찬이나 격려 없이 스스로 하는 공부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 자녀가 어떤 성향의 아이인지를 잘 이해하는 것은 여기서도 위력을 발휘한다. 앞서 자녀들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이유도, 자녀의 ‘동기 충전 주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적절하게 도움을 주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가 어떤 방법으로 충전되는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청소년들에 따라서는 푹 쉬거나, 선물을 받거나, 혼자 보낼 시간이 필요하거나, 놀이가 필요하거나 하는 등 천차만별의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어떤 방법을 막론하고 공통적인 점은, 종류는 다르지만 학습 활동 이후에 반드시 보상을 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부모 자녀간의 좋은 관계 유지나 학습동기 충전이 늘 자녀가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상담실에서 만났던 대부분의 부모들이 ‘아니, 그럼....아이들이 해달라고 하는 대로 다 해줘야 하나요?’ 라며 궁금해 하는데, 아이들이 해달라는 대로 모든 것을 다해주는 것이 능사는 절대로 아니며, 격려의 말이나 아이의 노력에 대해 인정해주는 말 한마디도 보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동기를 증가시키는 방법이 자녀들의 의사를 충분히 존중해 주는 것이라면, 동기를 증가시키는 또 다른 방법 중의 하나는 ‘한계 설정하기’이다. 자율성 발달이 낮고 수동적인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오히려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말에 심하게 불안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현재 가정 여건이나 가치관, 자녀의 나이에 맞추어 가능한 사항과 가능하지 못한 사항을 구분해서 알려주는 한계 설정이 필요하다. 부모가 너무 자극 추구적이고 잠재적인 위험을 간과하게 될 경우에는 한계가 너무 넓어져 자녀들이 실패하거나 좌절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부모가 너무 폐쇄적이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일들이 많으면 자녀는 너무 불안한 사람이 되거나, 부모가 정한 한계를 마음대로 극복하려는 과정에서 갈등이 심화되기도 한다.

    부모들은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에 대한 고민에서 아이들에게 흔히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이야기 한다. 안타깝게도 세상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 하도록 단순하게만 되어 있지 않다. 또한, 부모들이 공부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가장 자주 하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어떻게 사람이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살 수 있느냐’라는 이율배반적인 이야기로 두 가지 이야기를 동시에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기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동기”라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일까?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말도 맞고, ‘어떻게 사람이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살 수 있느냐’라는 말 역시 맞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것은 ‘자기가 하는 일을 좋아하게’ 하는 것일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는 청소년들의 경우 공통적으로 가정 내에서 부모-자녀간의 관계가 원만하고 부모로부터 존중받아온 경우가 많다. 다소 진부하게 들릴 수 있지만, 학습동기의 가장 기본은 ‘자존감’이고, 자존감은 부모의 ‘건강한 사랑’에서 비롯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