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사춘기 <1강 사춘기 자녀와 소통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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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심윤희 등록일 17-07-11 10:11 조회수 9,286 영역 학업/진로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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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 『초등1학년의 사생활』, 『초등5학년 공부사춘기』
초등5학년 “공부사춘기”
<1강 사춘기 자녀와 소통의 기술>
김지나 초등교사┃초등5학년 공부사춘기 저자
사춘기 자녀와의 대화를 위해서는 먼저 아이와의 소통을 방해하는 것들에 대한 정리를 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소통을 방해하는 것, 첫 번째는 바로 ‘말투’입니다. 뭔 말만하면 바로 짜증을 내고, 까칠하게 대답하고 심지어 비난하는 말도 쉽게 하지요. 그 뿐인가요? 아예 대답을 안 하고 무시하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표정’입니다. 항상 얼굴에 불만이 가득하거나, 속을 알 수 표정일 때도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짜증을 내며 째려보거나 화가 가득 담긴 표정이 되기도 하지요. 세 번째는 ‘문 콕!’입니다. 부모와 거리를 두면서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려고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툭하면 문을 쾅 닫고 들어가 버려 얼굴을 보기 조차 어렵습니다. 우리는 유교 문화가 아직 많이 자리 잡고 있는 나라라서 아이들의 이런 태도에 대해 더 관대하지 못한 경향이 있습니다. 부모 스스로도 아이가 엄마를 만만하게 봐서, 또는 부모 권위가 무너졌다고 생각하기 쉽지요. 진짜 그런지 아닌지는 검증을 해 봐야 알 수 있습니다. 검증으로 살펴보지도 않고 그렇게 단정 짓게 되는 순간, 소통도 더 이상 불가능해 집니다.
이제 소통의 벽을 넘어섰다면, 실전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 노하우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기술은 ‘일단 접수!’ 혹은 ‘시간 벌기’ 정도로 이름을 붙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내 감정을 조절하려고 마음을 먹는다 해도 예상 밖 아이의 돌발 행동에 화가 치밀어 오르거나 나도 모르게 잔소리가 튀어나가기 쉽습니다. 이럴 때 아무 반응을 하지 않고 ‘일단 접수!’만 할 수 있어도 절반은 성공입니다. 혹시라도 너무 화가 나거나 감정이 오른다면 잠시 다른 곳으로 가서 아이와 거리를 두는 것도 좋습니다. 어떤 리액션도 하지 말고 일단 시간을 번 후에 다시 생각을 정리하고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니까요.
두 번째 기술은 ‘예상 빗나가기’입니다. 부모로서 꼭 해야 할 말을 할 뿐인데도 아이들은 잔소리라고 생각 할 때가 있습니다. 일단 아이가 ‘잔소리’로 느꼈다면, 이미 그 이야기를 아이들도 잘 알고 있다는 뜻입니다. 잘 알면서 왜 그런 행동을 하냐고요? 그건 또 다른 문제입니다. 어른들도 술이나 담배가 몸에 나쁘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끊기 어려운 것처럼, 아이들도 알지만 행동을 바꾸기 어려운 것 정도로 일단 이해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쁜 행동을 왜 하는지에 대한 것들은 뒤의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해 더 자세하게 알아볼 테니까요.
세 번째 기술은 ‘스스로 했다고 생각하게 만들기’입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면 이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끼는데요, 아이들은 무엇을 배울 때 스스로 터득했다고 느껴야 진짜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을 보입니다. 예를 들어 엄마가 수없이 말해서 애가 드디어 그 행동을 했다고 해 보세요. 엄마 입장에서는 “엄마가 진작 이렇게 하라고 했지? 봐, 이렇게 하니까 얼마나 좋아?”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하지만 이런 말은 아이 스스로 느끼는 성공의 쾌감을 가로채버리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네가 이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했구나. 이제부터 이렇게 하려고 마음을 먹은 거지?” 하는 식으로 행동 변화의 주체를 아이에게 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네 번째 기술은 ‘먼저 저주기’ 와 ‘배려해 준 것 말하기’입니다. 이 두 가지는 세트로 활용될 때가 많습니다. 아이도 뻔히 자기가 잘못한 것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한 번쯤 아무 말도 없이 지나가 보세요. ‘분명 엄마가 잔소리를 할 타이밍인데 웬일이지?’ 아이도 생각하게 됩니다. 그 다음에 다시 그 행동을 했을 때 “지난번에는 엄마가 참았는데 말이지, 지금 세 번 참고 네 번째 말하는 거야.”하고 시작하게 되면 아이도 묵묵히 잔소리를 참고 듣습니다. 스스로도 엄마가 얼마나 저 주고 참아주었는지를 알기 때문이지요. 먼저 저 준 것은 반드시 기억하고 있다가, 나중에 그것을 ‘배려해 준 것’으로 말하게 되면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다섯 번째 기술은 ‘비난하지 않기’입니다. 물론 이 점에 대해서는 많이들 잘 알고 계실 테지만, 의외로 ‘비난’에 대해 아이와 부모가 생각하는 관점이 좀 다릅니다. 엄마가 아무리 친절하게 말해도, 자신의 행동과는 다른 해결책 말하는 순간 ‘내가 뭔가 잘못 했구나’라고 느낍니다. 물론 이건 아이들마다 받아들이는 것이 조금 다른데, 주로 기질이 예민하고 평가에 민감한, 그래서 평소 바른생활을 잘 하는 아이들이 더 이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이에게 해결책을 제시해주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그 시간을 분리하라는 말씀입니다.
사춘기 자녀와의 소통이 필요할 때, 이 기술들을 잘 활용하셔서 아이아의 원만한 관계를 맺어 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