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성범죄의 실태>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IT 기술의 발달로 사람들의 삶은 윤택하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디지털 성범죄와 같은 해악도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디지털이라는 가상속의 삶은 성인들에게 다소 낯선 공간이지만 이제는 10대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학부모들도 자세히 알고 충분히 적응해야 할 시기가 되었습니다. 가상 속 삶에 심취하다보면 현실과 가상이 혼동되기도 하는데 특히, 10대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기성세대들이 접근조차 쉽지 않다는 점에서 감독받지 않고 그들만의 흥미로운 가상세계에 급속도로 빠져 들었습니다. 현실세계의 도덕관념 영향을 받지 않는 그런 가상세계는 각종 성범죄의 온상이 되기도 합니다.

디지털에 기반한 성범죄는 ‘동의하지 않은 성적 정보의 유포범죄’로 정의되기도 하는데, 여기에는 성적 영상물을 피해자를 협박하거나 강요하는 행위에 사용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n번방 사건이 이에 해당합니다. n번방 사건이 심각한 이유는 불법 성적 영상물이 온라인을 통해 급속도로 전파되고 따라서 영구삭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피해자의 고통을 줄이기 어렵다는 것에 있는데 이는 익명성, 전파성, 피해지속성이라는 디지털 성범죄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되는 이유는 디지털 기술이 매우 앞서 있다는 것과 더불어 디지털 성범죄 사이트 운영자 중에 다수가 한국인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32개국 국제공조수사를 진행한 미국 법무부가 다크웹에서 아동음란물 사이트 운영자 310명을 검거하였는데, 그 중 75%인 233명이 한국인이었고 세계 최대 음란물 사이트인 소라넷 운영자 손씨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디지털 성범죄가 얼마나 많이 발생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공식범죄통계를 살펴봐야 합니다. 2019년 범죄통계를 보면, 지난 5년간 디지털 성범죄는 매년 약 4천 건에서 8천 건 정도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다소 이해가 안가는 것은 불법 영상물 정보 삭제 요청건수가 지난해에만 17,486건이고 또한 최근 검거된 해외에 서버를 둔 밤바다넷의 이용자는 205만 명, 소라넷 이용자는 100만 명이 넘는다고 알려졌으며, n번방 이용자는 적어도 약 2만 5천명이라고 알려진 것에 비해 디지털 성범죄 범죄통계가 매우 적게 나타난 부분입니다. 이러한 차이는 우리나라에서 디지털 성범죄 처벌은 극히 일부의 중대한 위법자인 제작자와 유포자에게만 수사가 집중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단순 유포자나 참여자, 그리고 소비자에 대하여는 그동안 수사 및 형사처벌이 제대로 안되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즉, 형벌의 엄중성이나 신속성은 물론이고 범죄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형벌의 확실성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디지털 성범죄의 유형>

디지털 성범죄의 유형은 매우 다양하고 갈수록 악하게 더 진화하고 있다고들 말합니다.

＊디지털 성범죄 아웃(Digital Sexual Crime Out; DSO)은 디지털 성범죄의 유형으로 크게 4가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1. 자신 또는 타인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다른 사람의 신체를 촬영하거나 그 촬영물을 유포하는 형(유포자)

2. 정보통신망을 통해 디지털성폭력 행위를 제공할 목적으로 제작하는 형(제작자)

3. 디지털성폭행 행위의 게시물에 연락, 댓글 등으로 참여하는 형(참여자)

4. 강간 촬영물의 소지, 매입 등으로 소비하는 형(소비자)

결국 디지털 성범죄는 유포자와 제작자를 통해 변태성욕을 충족하려는 참여자와 소비자에게 돈을 받고 제공하는 사업적 형태로 구성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유포자와 제작자는 돈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이욕적(자신의 이익을 채우려는) 범죄유형에 해당하고, 참여자와 소비자는 변태성욕을 충족하려는 자극을 원한다는 점에서 정서적 범죄유형으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이욕적 범죄자들은 매우 치밀하게 범죄계획을 수립하고 검거되지 않기 위해 다양한 범죄수법을 사용하며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하여 잔혹성과 교활성이 높은 범죄자로 진화하게 됩니다. 한편 정서적 범죄자들은 일상생활에서 충족되지 못한 성적 욕구들을 가상세계에서 얻기 위해 돈을 지불하기도 하고 점차 변태 음란물에 빠져 들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더 자극적인 영상을 얻기 위하여 제작자와 유포자의 범죄행위를 조력하는 역할을 마다하지 않게 되고, 훗날 이들에게 인정받아 자신도 그들 집단의 구성원이 되거나 운영자를 소망하기도 합니다.

＊디지털 성범죄 아웃(Digital Sexual Crime Out; DSO) : 대한민국 단체. 디지털 성폭력 문제점 고발 및 공론화를 위해 설립

​

​※ 2편에서는 아동, 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예방법 및 대처방안, 피해자 보호의 필요성과 방법 등에 대한 내용이 연재될 예정이오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