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나눔

부모칼럼

게임하는 자녀 이해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예슬(상담팀) 등록일 21-11-04 13:13 조회수 3,756 영역 컴퓨터/인터넷

본문

  • 저자 :
  • 이장주
  • 약력 :
  • 심리학박사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소장
    <게임세대 내 아이와 소통하는 법> 저자
  • 게임하는 자녀 이해

     

    아이들은 자신과 세상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아무것이나 닥치는대로 하지 않습니다. 그랬다면 공부나 어른스런 행동도 많이 했겠지요.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들도 아무 게임이나 하지 않습니다. 아이들도 취향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은 좋아하지 않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출발점이자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통의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기보다는 지시나 강요를 할 경우 오히려 반발을 하여 역효과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제 막 공부를 할려고 하는데 ‘너는 공부 안하고 게임만하니?’란 말을 들으면 공부하고 싶던 마음이 사라지는 원리와 유사합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어떤 마음으로 게임을 할까요? 리처드 바틀(Richard Bartle)이라는 영국 학자는 게임을 즐기는 스타일에 따라 ‘성취형’, ‘모험형’, ‘킬러형’, ‘사교형’ 등 4가지의 유형으로 게이머를 구분한 적이 있습니다.

     

    먼저 '성취형(Achiever)'은 자신이 설정한 게임 속의 포인트나 레벨과 같은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 재미를 느끼는 유형입니다. 이런 게이머들은 게임 속에서 가장 높은 레벨이 먼저 도달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거나, 세트 아이템을 하나도 빠짐없이 구비하는 것과 같은 행동을 좋아합니다.

     

    두 번째, ‘모험형(Explorer)’은 게임 속 세상을 샅샅이 뒤져보는 것을 좋아하는 유형입니다. 이들은 주로 평범한 게이머들은 모르는 게임 속의 장소를 발견하거나 혹은 못가게 막아놓은 곳을 탐험하는 것을 즐깁니다. 이런 과정에서 발견한 게임 상의 오류(버그)를 이용해 남들은 생각지도 못한 기발한 플레이를 하기 좋아하며, 이런 것들을 남들에게 알려주는 것에서 기쁨을 느낍니다. 현실의 탐험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유형이라고 할 것입니다.

     

    세 번째, ‘사교형(Socializers)’은 게임 속 다른 플레이어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것을 즐기는 유형입니다. 굳이 게임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게임을 통해 마음에 맞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채팅을 통해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에서 재미를 느낍니다. 주로 시시껄렁한 농담들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중요하거나 긴급한 문제에 대한 정보나 도움을 주고 받기도 합니다. 게임을 하는데 한시도 말을 멈추지 않거나, 채팅을 치는 타이핑 소리가 그치질 않는다면 아마도 게임 속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마당발, 사교형 게이머가 분명합니다.

     

    마지막으로 ‘킬러형(Killers)’이 있습니다. 이들은 대결에서 승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형입니다. 이를 통해 다른 게이머들보다 우월함을 느끼고자 하며, 다른 사람들이 항복하거나 자신의 실력을 알아봐주는 것에서 만족을 느낍니다. 당연히 게임 속에서 적들이 많으며, 많은 적들이 자신을 노리고 몰려오는 것을 즐기는 유형입니다. “나한테 다 덤벼. 내가 본떼를 보여주겠어”, “실력도 없는 것들이 나한테 덤비고 있어” 이런 말을 주로 하는 아이라면 킬러형 게이머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7년도 강원대 김상균 교수팀의 연구*에 의하면, 바틀은 4가지 게이머 분류 중 가장 많은 유형은 모험형이 35%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성취형 32%, 사교형 29%, 킬러형 4%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게임이란 겉모습만으로 판단하기보다는 게임 속에서 우리 아이가 어떤 활동을 하는지를 파악하시고 그에 맞추어 게임지도를 하시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교형의 자녀라면 오늘 게임에서 누구랑 했는지, 무슨 재미있는 일이 있었는지 물어봐주시고 난 후 해야 할 일을 이야기하시는 편이 아이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습니다. 마치 축구를 하고 들어온 아이에게 누구랑 했는지, 이겼는지 졌는지를 묻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게임은 아이들이 즐겨하는 놀이의 일종이라는 점을 현명한 부모님은 꼭 기억해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자녀들과 소통을 위해서 우리아이가 무슨 게임을 하는지 알아보고 싶으시다구요? 그렇다면 게임문화재단 홈페이지의 ‘게임이용확인서비스’를 이용해보세요. 자녀의 게임사이트 가입여부 및 게임종합정보를 제공합니다. 또한 자녀들이 연령에 맞는 게임을 사용하고 과도한 비용을 사용하는 것을 방지하도록 스마트폰과 콘솔 게임기에는 ‘자녀보호기능’이 탑재되어있습니다. 이런 자세한 내용은 게임물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게임이용지도서’를 다운받으면 자세하게 안내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가장 좋은 것은 아이들과 대화를 통해서 매일매일 조금씩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박성진, 김상균 (2017). 교육 게이미피케이션 환경에서 바틀의 플레이어 유형간 학업 성취도 차이 검증. 한국게임학회지, 17(4), 25-36.

     

    게임이용확인서비스 http://www.gameculture.or.kr/business/business1.php

    게임이용지도서(교사, 학부모용) https://www.grac.or.kr/Board/PlaceBoys.aspx?bno=101&searchtext=%ec%a7%80%eb%8f%84%ec%84%9c&searchtype=004&type=view&pageindex=0&mode=sea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