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통해 만나는 우리 아이-미술치료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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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채은 등록일 06-06-19 00:00 조회수 8,776 영역 가족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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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황은 - 표현미술치료연구소 소장
그림은 마음의 엑스레이 : 문제점과 잠재력의 거울
"괴로움을 받아들여주는 따뜻함이 진정한 애정이 아닐까?
괴로워하는 아이들은 사랑에 굶주리긴 했지만,
결코 문제아가 아니다. 문제를 안게 된 것일 뿐
사랑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 지금도 사랑을 찾아 헤멘다"
독일의 미술치료사 잉그리드 리델은 “그림은 인간 영혼의 창문” 이라고 말한다. 마음이 아픈 많은 아이들을 만나보면 자신이 겪고 있는 심리적인 고통을 말이나 행동으로는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그림을 그려보게 하면 너무나 생생하게 자기 내면의 실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보면서 감탄할 때가 많다. 아이들은 그림을 통해서 자신이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내면의 슬픔, 우울, 불안, 분노, 갈등, 미움, 질투 등을 드러낸다.
우리말에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흔히 자식은 모두 똑같이 소중하고 사랑스럽다는 뜻이다. 하지만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큰 아이는 왠지 미덥지가 못한데 작은애는 눈치 빠르고 욕심도 많아서 제 형이나 언니만큼 가르치지 않아도 잘하고 대견하다는 어머니도 있고, 한 아이는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한데 다른 아이는 정이 안가니 이상하다는 어머니도 있다. 이럴 경우 어머니는 일부러 그 아이에게 신경을 쓰려고 하지만 아이는 나이를 먹으면서 반항적이 되거나 거리를 두니 안타깝기만 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사랑은 마음이 가는대로 물처럼 흘러가는 것이어서 자칫하면 ‘편애’ 하는 부모가 되어 자식의 마음에 상처의 멍울을 만들어 줄 수 있으니 주의해
야 할 일이다.
미술치료에서 만나는 아이들을 보면 성격장애나 신체화 증상 때문이 아니라 부모의 편애로 인해 상처입고 부적응 아동이 된 아이들이 적지 않다.
이럴 경우에 나타나는 증상은 위축되어 말이나 행동이 둔하고 수업에 집중을 못하고 자주 멍하니 공상에 빠진다거나, 안에서 쌓인 분노를 학교나 밖의 생활에서 부적절하게 표출하여 공격적이고 반항적인 아이로 변하게 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필자의 경험으로 보아 다행스러운 것은 이러한 경우는 애착에서 비롯된 성격의 문제나 발달 장애 등과는 달리 문제의 심각성을 발견하고 바로 도움을 주면 쉽게 좋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가정에서 아이의 문제를 이해하고 사랑에 목말라 하지 않도록 편애하지 말 것과 학교 선생님께 부탁을 드려서 자주 칭찬과 격려를 해주게 되면 아이는 아주 건강하게 변화될 수 있다.
민이는 언니와 연년생이다. 생일이 빨라 일찍 학교에 들어가서 중학생인 언니는 엄마의 좋은 의논대상자가 될 만큼 매사에 영리하고 싹싹한 반면에 민이는 행동이 느리고 말이 어눌했다. 더구나 자주 언니와 엄마로부터 무시당하고 미움을 받다보니 늘 표정이 어둡고 화를 잘 내서 학교생활에도 적응을 잘 못하고 친구도 없었다.
원안에 가족을 그리는 그림을 동그라미 가족화 라고 한다. 이 그림에서는 중요한 대상과 그 대상에 대한 감정이 잘 표현될 수 있어서 가족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과 감정을 읽기에 좋은 검사방법이다. 엄마와 언니는 다정하게 웃고 소근 거리면서 앞서 가고 짐을 잔뜩 든 민이는 먼발치에서 걸어가고 있다. 이때 민이는 엄마와 언니는 분명히 자기 흉을 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우울했다고 한다. 지난번에 언니와 엄마가 자기 흉을 보아서 따지다가 혼이 난 적이 있었다.
이때의 마음을 “나도 꼈음 좋겠다.” 라고 적었다. 이런 소외감은 학교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 당할 때 자주 경험하는데 그럴 때는 미움이 생기고 화가 나서 퉁명스럽게 대하게 되고 관계가 더 나빠진다고 했다. 집안에서 사랑받고 인정받지 못할 경우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감이 생길 리가 없다. 엄마는 이 그림을 보고 민이가 이렇게 민감하게 느끼고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고 이후로 민이에게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나의 특별한 시계”는 엄마가 사주신 시계를 그린 그림이다. 시계를 선물로 주신 엄마를 향한 고마움과 앞으로 말씀 잘 듣고 언니와 사이좋게 지내겠다는 다짐을 적었다. 민이가 엄마한테 고맙다고 했을 때 빙그레 웃는 모습에 너무나 기뻤다고 한다. 공부 잘하고 눈치 빠른 언니와 늘 비교 당하고 혼이 나던 민이에게 엄마는 너무나 무섭고 고통을 주는 대상이었는데 뭘 잘 못해도
넘어가주고 작은 일에 칭찬을 받는 것만으로도 민이는 활발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색연필로 그린 선인장 그림에 붙여진 글이다.
“가시나무야, 어서어서 이런 곳에서 벗어나서 아주 아주 큰 가시나무가 되길 바란다.”
무슨 말을 물어도 잘 모르겠다는 말만 웅얼거릴 뿐 마음의 고통을 털어내지 못하던 민이는 미술치료시간에 그림으로 자신의 감정을 그리고 말로 표현하면서 점차 자신의 존재감과 가치를 느끼게 되자 놀랄 만큼 풍부한 감수성을 지닌 소녀로 변화되었다.
가정에서 여가 시간에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하면서 마음을 모을 수 있는 미술치료 프로그램을 간단히 소개해본다.
* 전신 본뜨기 : 흰색 전지 두 장을 이어서 붙이고 아이를 눕게 한
다.
누운 몸의 윤곽을 그려주고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그 안을 꾸민다.
몸의 주변에는 주고 싶은 선물을 그려준다. 아이의 장점,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들도 함께 적는다. 아이도 자신의 자랑거리. 장점을 그
림과 글로 표현한다. 아이가 둘 이상이면 모두 힘을 모아서 한 아이
씩 그려주고 위에 고리를 달아서 벽걸이로 걸어둔다면 아이들의 자존
감과 가족 사랑의 결정체가 되어 줄 것이다.
* 손 본뜨기 : 종이위에 손바닥을 본뜨고 손가락 마다 가족을 그리거
나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를 적어서 서로 읽어보는 것도 재밌다. 이렇
게 신체를 본뜨는 작업들은 자아개념을 높여주고 상호간의 접촉을 통
해 사랑을 깊게 하는 미술치료 기법이다.
그림은 마음의 엑스레이 : 문제점과 잠재력의 거울
"괴로움을 받아들여주는 따뜻함이 진정한 애정이 아닐까?
괴로워하는 아이들은 사랑에 굶주리긴 했지만,
결코 문제아가 아니다. 문제를 안게 된 것일 뿐
사랑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 지금도 사랑을 찾아 헤멘다"
독일의 미술치료사 잉그리드 리델은 “그림은 인간 영혼의 창문” 이라고 말한다. 마음이 아픈 많은 아이들을 만나보면 자신이 겪고 있는 심리적인 고통을 말이나 행동으로는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그림을 그려보게 하면 너무나 생생하게 자기 내면의 실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보면서 감탄할 때가 많다. 아이들은 그림을 통해서 자신이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내면의 슬픔, 우울, 불안, 분노, 갈등, 미움, 질투 등을 드러낸다.
우리말에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흔히 자식은 모두 똑같이 소중하고 사랑스럽다는 뜻이다. 하지만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큰 아이는 왠지 미덥지가 못한데 작은애는 눈치 빠르고 욕심도 많아서 제 형이나 언니만큼 가르치지 않아도 잘하고 대견하다는 어머니도 있고, 한 아이는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한데 다른 아이는 정이 안가니 이상하다는 어머니도 있다. 이럴 경우 어머니는 일부러 그 아이에게 신경을 쓰려고 하지만 아이는 나이를 먹으면서 반항적이 되거나 거리를 두니 안타깝기만 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사랑은 마음이 가는대로 물처럼 흘러가는 것이어서 자칫하면 ‘편애’ 하는 부모가 되어 자식의 마음에 상처의 멍울을 만들어 줄 수 있으니 주의해
야 할 일이다.
미술치료에서 만나는 아이들을 보면 성격장애나 신체화 증상 때문이 아니라 부모의 편애로 인해 상처입고 부적응 아동이 된 아이들이 적지 않다.
이럴 경우에 나타나는 증상은 위축되어 말이나 행동이 둔하고 수업에 집중을 못하고 자주 멍하니 공상에 빠진다거나, 안에서 쌓인 분노를 학교나 밖의 생활에서 부적절하게 표출하여 공격적이고 반항적인 아이로 변하게 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필자의 경험으로 보아 다행스러운 것은 이러한 경우는 애착에서 비롯된 성격의 문제나 발달 장애 등과는 달리 문제의 심각성을 발견하고 바로 도움을 주면 쉽게 좋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가정에서 아이의 문제를 이해하고 사랑에 목말라 하지 않도록 편애하지 말 것과 학교 선생님께 부탁을 드려서 자주 칭찬과 격려를 해주게 되면 아이는 아주 건강하게 변화될 수 있다.
민이는 언니와 연년생이다. 생일이 빨라 일찍 학교에 들어가서 중학생인 언니는 엄마의 좋은 의논대상자가 될 만큼 매사에 영리하고 싹싹한 반면에 민이는 행동이 느리고 말이 어눌했다. 더구나 자주 언니와 엄마로부터 무시당하고 미움을 받다보니 늘 표정이 어둡고 화를 잘 내서 학교생활에도 적응을 잘 못하고 친구도 없었다.
원안에 가족을 그리는 그림을 동그라미 가족화 라고 한다. 이 그림에서는 중요한 대상과 그 대상에 대한 감정이 잘 표현될 수 있어서 가족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과 감정을 읽기에 좋은 검사방법이다. 엄마와 언니는 다정하게 웃고 소근 거리면서 앞서 가고 짐을 잔뜩 든 민이는 먼발치에서 걸어가고 있다. 이때 민이는 엄마와 언니는 분명히 자기 흉을 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우울했다고 한다. 지난번에 언니와 엄마가 자기 흉을 보아서 따지다가 혼이 난 적이 있었다.
이때의 마음을 “나도 꼈음 좋겠다.” 라고 적었다. 이런 소외감은 학교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 당할 때 자주 경험하는데 그럴 때는 미움이 생기고 화가 나서 퉁명스럽게 대하게 되고 관계가 더 나빠진다고 했다. 집안에서 사랑받고 인정받지 못할 경우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감이 생길 리가 없다. 엄마는 이 그림을 보고 민이가 이렇게 민감하게 느끼고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고 이후로 민이에게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나의 특별한 시계”는 엄마가 사주신 시계를 그린 그림이다. 시계를 선물로 주신 엄마를 향한 고마움과 앞으로 말씀 잘 듣고 언니와 사이좋게 지내겠다는 다짐을 적었다. 민이가 엄마한테 고맙다고 했을 때 빙그레 웃는 모습에 너무나 기뻤다고 한다. 공부 잘하고 눈치 빠른 언니와 늘 비교 당하고 혼이 나던 민이에게 엄마는 너무나 무섭고 고통을 주는 대상이었는데 뭘 잘 못해도
넘어가주고 작은 일에 칭찬을 받는 것만으로도 민이는 활발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색연필로 그린 선인장 그림에 붙여진 글이다.
“가시나무야, 어서어서 이런 곳에서 벗어나서 아주 아주 큰 가시나무가 되길 바란다.”
무슨 말을 물어도 잘 모르겠다는 말만 웅얼거릴 뿐 마음의 고통을 털어내지 못하던 민이는 미술치료시간에 그림으로 자신의 감정을 그리고 말로 표현하면서 점차 자신의 존재감과 가치를 느끼게 되자 놀랄 만큼 풍부한 감수성을 지닌 소녀로 변화되었다.
가정에서 여가 시간에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하면서 마음을 모을 수 있는 미술치료 프로그램을 간단히 소개해본다.
* 전신 본뜨기 : 흰색 전지 두 장을 이어서 붙이고 아이를 눕게 한
다.
누운 몸의 윤곽을 그려주고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그 안을 꾸민다.
몸의 주변에는 주고 싶은 선물을 그려준다. 아이의 장점,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들도 함께 적는다. 아이도 자신의 자랑거리. 장점을 그
림과 글로 표현한다. 아이가 둘 이상이면 모두 힘을 모아서 한 아이
씩 그려주고 위에 고리를 달아서 벽걸이로 걸어둔다면 아이들의 자존
감과 가족 사랑의 결정체가 되어 줄 것이다.
* 손 본뜨기 : 종이위에 손바닥을 본뜨고 손가락 마다 가족을 그리거
나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를 적어서 서로 읽어보는 것도 재밌다. 이렇
게 신체를 본뜨는 작업들은 자아개념을 높여주고 상호간의 접촉을 통
해 사랑을 깊게 하는 미술치료 기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