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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된 청소년대상 성 범죄자 신상공개제도 문제점에 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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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채은 등록일 08-03-26 00:00 조회수 9,691 영역 정보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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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정된 청소년대상 성 범죄자 신상공개제도 문제점에 대하여... ”

    허 성 욱
    성산효대학원대학교 청소년지도학과 교수



    얼마 전 청소년 성 범죄자 신상공개제도 운영과 관련된 회의에 참석했다.
    안양 초등학생 납치·살해사건으로 청소년 대상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최근 개정, 발효된 성범죄자 신상공개 제도가 기존 성범죄자들에게는 소급 적용되지 않아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며 회의에 참여한 많은 학자와 청소년지도자들이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지적하였다.
    얼마 전 발표된 경찰청에 자료에 따르면, 개정된 ‘청소년성보호법’이 발효된 지난달 2008년 2월 4일 이후 관할 경찰서에 자신의 신상정보를 신고한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는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정법이 시행일 이후 범죄를 저질러 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만기 출소한 성범죄자만을 공개 대상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는 제도이었다.

    개정된 청소년성보호법은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가 신상정보를 자신의 주소지 관할 경찰서에 신고하고 관할지역 청소년 보호자와 관련 교육기관장이 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한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는 이름과 거주지(읍면동 까지), 직업(구체적으로), 사진(칼라, 천연색), 직장 소재지, 성범죄 경력과 성범죄자 소유 자동자 번호, 신체의 특징(ex, 오른손 위에 나비 문신, 등에 용 문신 등등...)까지 공개 하는 것을 포함하고 성범죄자의 형 집행이 끝난 뒤 5년 동안 공개된다.
    개정법 시행 초기에는 유치원과 학교 등 교육기관장을 중심으로 관심이 높았지만 신상공개 대상자가 전혀 없다보니 최근 문의 전화마저 시들해진 형편이란다.

    하지만 청소년을 상대로 한 강력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요구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가청소년위원회(지금은 정부 조직법이 개정되어 관련 업무를 보건복지가족부, 아동청소년정책실에서 업무를 관장함.)가 2월 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학부모 1025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면접에서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학부모 10명 중 9명인 89.4%가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열람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상황에서 여고생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해임된 전북교육청에 소속 공무원(2006년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여고생을 7차례에 거쳐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구속된 사건)을 이후 도교육청이 해당 공무원을 해임시켰으나, 징계가 가혹하다며 소청심사를 청구한 그의 청원을 받아들여 이달 초 복직시켰다 한다. 아 답답하다. 도대체 뭘 어떻게 하자는 말인가? 청소년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건전하게 육성하고 제도를 만들어 이를 집행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가 과연 있는가? 다시 물어 물어보고 싶다.

    많은 전문가들은 논란의 소지가 있긴 하지만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인권보다는 공익차원에서 단죄 의식을 뿌리내리기 위해 성범죄자 신상공개의 대상 폭을 넓히거나 열람 방법을 간소화하는 등 적극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는 잠재적 범죄인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해 예방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도 있다. 인권 이것 역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 땅의 청소년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청소년대상 성범죄를 일으키는 파렴치들은 단죄 되어야 마땅하다. 정부는 그것이 또 다른 인권 보호라는 것을 꼭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