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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칼럼

청소년의 마음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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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채은 등록일 10-03-26 00:00 조회수 8,399 영역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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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유진 센터장(인천광역시정신보건센터)

    인생에서 청소년기는 몸과 마음에 많은 변화를 겪는 시기입니다. 우리 눈에 먼저 띄는 것은 신체의 변화입니다. 이차성징이 나타나 신체적 성숙은 성인과 다를바 없어집니다. 여기서 우리들이 흔히 범하는 오류가 시작됩니다. 신체적으로 성숙했으니 마음도 어른처럼 잘 조절이 될 것이라는... 그래서, 어른들이 청소년기 아이들의 행동에는 더 엄격하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청소년기에는 신체적으로 성숙해져 성적인 욕구도 느끼게 되고, 외부적으로는 이성관계도 시작되게 되는데, 청소년들은 이런 성인으로써의 감정이나 욕구를 잘 다루기에는 아직 정신적으로 덜 성숙한 상태입니다. 그러다 보니 엉뚱하게 공격적, 충동적 성향을 보이기도 하고, 추상적 사고나 철학에 몰두하여 머릿속이 복잡해지기도 하며, 어린 시절부터 순종적이던 아이가 반항을 하기도 하여 부모님들을 당황시키기도 합니다.

    정신과 의사로써 제가 부모님들께 흔히 받는 문의는 사춘기에 접어든 자녀들의 마음을 종체 알 수가 없고, 일련의 행동의 변화들이 매우 당황스럽다는 겁니다. 그럴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몰라 자녀와의 관계가 소원해 지고, 야단을 많이 치다보니 갈등이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들을 접합니다.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아이들과 대화하려는 노력을 멈춰서는 안됩니다. 또한, 부모님들의 이런 노력에 ‘몰라’, ‘아무거나’ 등 생각없이 던지는듯한 아이들의 대답에 화를 내거나 감정적으로 대하는 것은 현명한 방법은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질풍노도의 시기’인 청소년기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이 어떤지 말로 표현하거나 의식에 떠올리는 것이 실제로 어려울 수도 있으니까요. 이런 경우 함께 운동을 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공연을 감상하는 등 자녀들과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우리 부모님은 내 마음을 알아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아이들은 분명히 느낄테니까요. 이런 친밀함이 마음 문을 여는 데에 많은 도움을 줄 테니까요.
    특히, 생물학적 이유로 사춘기에 증가하는 공격성, 충동성은 신체적 운동을 통해서 분출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방법일 겁니다. 이렇게 연마한 다양한 운동실력이 성인이 되어서도 스트레스를 해소할 만한 소중한 배출구가 되어 줄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겠지요.

    그래도, 해결이 안되는 행동문제, 학교 적응의 문제가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구해야 합니다. 청소년기 우울증으로 인한 행동 증상들이 사춘기로 치부되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버리게 되는 일이 흔하니까요. 우울증의 증상은 연령대별로 다양한데 청소년기 우울증은 비행행동이나 등교거부, 의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신체증상, 짜증/신경질 등의 증상이 흔해 사춘기로 인한 행동변화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사춘기에 의한 변화의 경우 그 정도가 무단결석, 반복적 가출, 심각한 비행행동, 극단적인 성적저하로 표현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행여 아이를 정신과 환자로 낙인찍는 것은 아닐까 염려하지 마십시오. 시기적절한 치료로 행복한 학교생활, 가족관계, 친구관계를 되찾는 것은 진료실에서 볼 수 있는 흔한 모습입니다.

    아이들의 성적표를 좌우하는 것은 다니고 있는 학원의 개수나 유능한 과외 선생님이 아니라 청소년들의 마음의 행복, 편안함 일 겁니다. 더 나아가 인생의 성적표를 좌우하는 것은 학창시절의 성적표가 아니라 아동기, 청소년기를 통해 이루어지는 감정적, 인격적 성숙입니다.